시험도 끝났고 계절학기 수업도 안 맞는거 같아서 책이나 많이 읽자는 마음으로 교보문고에 갔다.

그곳에서 유달리 나의 이목을 끄는 책이 한 권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도둑맞은 집중력'이었다. 

 

처음 머리말을 읽었을 때는 '작가가 왜 이렇게 분노해있고 위기감에 휩싸인거 같지?'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집중력의 감소가 비만율의 증가로 이어졌고 아이들의 집중력은 점점 퇴화하고 있다는 글쓴이의 주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황당했다. 집중력의 감소와 비만율 간의 어떤 상관관계가 있길래 글쓴이가 이렇게 주장하는지 궁금했다. 

더군다나 나 자신도 현재 어떤 한 가지 일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얻어가는게 있을까? 라는 생각에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게 되었다.

 

1, 2, 3, 4, 5장은 자신이 프로빈스 타운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했는지 설명하면서 그 방법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1, 2, 3, 4장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를 했다.

멀티태스킹을 하면 안된다, 몰입을 해야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자, 긴 텍스트를 많이 읽자,.. 너무나도 당연하고 요즘 현대인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따분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듯했다. 그래서 책을 4장을 읽은 후에 그만 읽고 다른 책을 읽을까도 고민했었다. 그러나 5장을 읽었을 때 많은 충격에 휩싸였다.

 

나는 평소에 수학 문제를 풀거나 다른 공부를 할 때 스스로에게 몇 시간동안 한정된 분량을 다하기로 결심하고 그것에만 온전히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즉, 딴 생각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딴 생각을 할 때 집중력이 좋아지며 머릿속에 있는 내용이 정리가 된다고 한다. 한 연구결과로 새로운 것을 배운 뒤 딴 생각을 할 때 새로운 것을 이해하기 위해 과거에 자신이 배웠던 내용을 연결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신 만의 창의적인 인사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딴 생각이 도대체 뭐냐고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해한 것으로는 다음과 같다. '의식을 가지고 어떤 일을 열심히 하고 난 후에 산책이나 멍 때리기를 통해 의식이 없는 채로 뇌가 알아서 정리하도록 내버려두는 행위'. 이러한 행위를 하고 나면 오로지 외부 세계에만 정신없이 바쁘게 초점을 맞추어 살던 뇌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느슨한 연상 패턴이 독특한 통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우리의 집중력을 계속해서 빼앗아 가고 있을까? 

가장 거대한 세력을 소개하자면 그건 바로 빅테크 기업들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구글'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의 정보를 이용해 조금 더 많이 자신의 앱이나 웹 사이트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한다. 평소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알림을 수시로 날리거나 이메일을 보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자신들의 앱에 접속시키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온전하게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책에 존재하는데, 이 책의 9장에서 보면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라는 이름의 과학자팀이 페이스북이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은 숨은 자료를 전부 연구한 뒤 '우리의 알고리즘은 분열에 이끌리는 인간 두뇌의 특성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그대로 놔둔다면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관심을 끌고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자 점점 더 분열적인 콘텐츠를 쏟아내게 되리라'고 말했다. 

앞서 말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자신들의 앱에 접속시키게..' 이것이 결국은 우리에게 자극적인 컨텐츠를 지속해서 제공 함으로써 웹이나 앱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중들은 지속해서 편협한 사고관과 자극적인 컨텐츠에 물들여져서 평상 시에도 분노한 상태로 머물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이 나는 조금 급진적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확실한 건 나도 인스타나 유튜브의 숏츠나 영상을 보고 난 뒤에 나의 할 일에 복귀하면 머릿속이 혼잡스럽고 내가 집중한다고 느끼는 시점까지의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인스타의 알람이나 유튜브에서 내가 즐겨보는 채널의 알림이 뜨면 하던 일을 다 마무리하고 보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확인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기업들이 알람을 수시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이나 개인이 정해놓은 시간대에 한꺼번에 알람을 보내는 것이다. 마치 아침에 신문이 오는 것처럼. 이렇게 하면 알람이 수시로 오지 않아 하던 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X와 같은 SNS들은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해주는 연결 프로그램을 코딩하여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연결되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흠... 나는 첫 번째 방법에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하지만, 두 번째 방법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남 어플을 가졌다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도 많고 만남 어플 또한 서로가 만나기 이전에는 사진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게 될 텐데 이것 또한 보여지는 모습이기에 만남이 긍정적일 확률은 지극히 적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배움이 얄팍한 나의 생각이지만, 이러한 점도 고려해야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개인은 어떻게 하면 좋냐라고 하면 이 책에서는 6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사전 약속을 이용해 지나친 전환을 멈춘다. - 미리 스스로에게 약속하여 sns의 사용을 금한다는 것이다. 
  2. 산만함에 반응하는 자신의 방식을 만들자. - 작가는 스스로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물었다.
  3. 소셜미디어에 뺏기는 시간을 줄이자. 
  4. 딴 생각을 하는 시간을 정하고 이 시간을 허용하자.
  5. 수면의 질을 높이자.
  6.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자녀들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나한테 6번은 그렇게 많이 중요하지 않지만 이 책의 후반부에서 가장 시간을 들여서 설명하는 것이 바로 자녀의 집중력이다. 이 책은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이 부분이 너무너무너무 중요하게 느껴질 듯하다. 간략하게 저 6번이 나오게 된 경로를 설명하자면 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공부에는 정말 많이 신경 안 쓰고 놀았고 혼자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체험했는데 요즘은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지 않는 곳에서는 놀면 안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한다. 이러면 자녀가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에 따라 노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집중력의 저하로 이어진다고 한다. 왜냐면 자신의 의지에 따라 노는 것이 불가능해지니 위축되어 부모가 짜 놓은 판에서 의미없는 공부나 놀이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과 자신이 가치 있어하는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저 6가지 방법을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이 실천할 수 있을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하자면 이 책은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고, 집중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쓴 글이 너무 중구난방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좋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다. 

 

 

다음 번에는 경제랑 관련된 책으로 글을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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